먼저 이런 고민 올리기가 좀 부끄럽네요. 전올해 서른한살 된 5년차 직장인입니다. 항공사에 다니고 있고, 입사 후 지금까지 현장 서비스 관리업무를 해왔어요.금융권과는전혀 다른 길이죠.

전공은 정치학이랑 경제학을 했는데 재무나 회계는 기업에 입사해서 사내교육으로 처음접했습니다. 이왕 배우는거열심히 배워보고도 싶었고 막연하게나마금융산업에 관심이생기기도 해서 제가 나름대로보기에 커리큘럼이 좋은 자격증을 찾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금융연수원에서 하는 신용분석사를따기도했고작년에는 CFA레벨 2에 합격했네요.

지금은 후회가 됩니다. 자격증이 아니라 진로를 먼저 고민하고 커리어를 쌓을 생각을 했는데 그냥고민없이 안이하게 회사다니고 공부하고 그랬습니다.(나름 즐겁게 공부한다는 거를 위안 삼았었죠.) 중간에 중국에 파견도 나갔었고 결혼도 하고 그 하고 그러긴 했지만, 그래도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을만큼 요즘은 심리적으로 힘이 듭니다. 왜 이렇게 고민할 시기에 아무런 고민도 하고있지 않았는지..

여기와서 업계에 대한 좋은 정보들을 많이 얻고 있습니다.극심한 경쟁과 업무스트레스를 견디면서 그래도 그에 상응하는 높은 보수와 성취감으로 보상받는문화가 있는 것도 알겠구요, 또 한편으로는 매우 보수적인 조직문화가 속에서 일해야한다는 것도 알겠습니다.사실 겁이 납니다. 저는 사람들끼리 극심한 경쟁을 당연시 하는 문화가 좀 무섭기도 하고, 딱딱한 조직보다는 내부적으로 그리고 외부적으로 아이디어를 잘 교환할 수 있는 조직이 좋거든요. 그리고투자라는 것이 크게 보면 세상에서 돈을 통해 사람과 자원을 배분하는 역할을 한다면 그래도 좀 더 가치있다고생각하는 곳에자원을집중시켜주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몇몇금융공기업이나 공공기관 취업밖에 없어보이기는 하는데요,지금제 상황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는 길은 정말 입사시험 열심히 준비해서 공기업 들어가는 수밖에 없는건가요?학교성적이 좋지 않고금융공기업 문화가 많이 보수적이라고 들어서입사도 힘들것 같고, 운좋게 입사해도 힘들 것 같기는 합니다만.. 요즘은 정말 너무 답답합니다. 후회도 많이 되구요.

아무래도 이 업계 선배님들이 많으실 것 같아, 염치불구하고 조언을 구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