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돌을 전후한 아기들은 구체적인 사물에 대해 무엇이든 흥미를 느끼고, 이리저리 둘러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소리를 들어보고, 코를 벌름거리며 냄새 맡아보고, 혀를 내밀어 맛보면서 직접 확인하지 않고는 직성이 풀리지 않습니다. 더구나 흥미의 대상을 곧잘 바꾸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른 일에 빠져들기 때문에 어른들은 변덕이 심하다 못해 집중력이 부족하지 않은지 걱정하게 됩니다.

우선 위험하거나 귀중한 물건은 잘 치워두고, 탐구심의 표현인 말썽(?)을 너그럽게 봐 주세요. 자발성이 순조롭게 발달하고 있는, 호기심과 탐구력이 있는 어린이라면 말썽을 부리지 않고 가만있을 수 없는 시기랍니다. 아기가 어떤 활동에 흥미를 보이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하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세요. 주변세계를 좀더 넓게 체험하려고 애쓰는 아기의 귀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터져, 안돼!”하는 어른들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면서 꾹 눌러 터트려 버리고는, 보고 듣고 만져 느껴야 터지는 것을 알고, 한번으로 잘 알 수 없어서 수없이 되풀이 해보곤 하지요. 왕성한 탐구활동이 필수적인 이 시기의 말썽은 끝없이 생기는 자신의 호기심을 해결하는 수단이자 과정상 생기는 서툼이기에 야단을 치거나 물건을 치워 버린다해서 막을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금지시켜도 눈만 떼면 또 다른 사고(?)를 만들어낼 테니까요.

억지로 시킬 필요는 없지만, 아기에게 맡겨두고 안전하게 실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유아기는 눈, 귀, 코, 입, 손 모두를 총동원해서 탐색하는 때여서 가끔은 어른들을 짜증나게 하고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일마저도 의미 있는 학습활동이 됩니다. 어느 한가지에만 집중하기에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세계가 너무 넓은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