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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결혼...얼마나 욕심을 더 버려야 할지, 그저 끄적여봅니다..

11월 결혼...얼마나 욕심을 더 버려야 할지, 그저 끄적여봅니다..

앵초


안녕하세요. 11월에 결혼식 앞둔 사람입니다.
그냥 마음이 답답한데, 이 마음을 어떻게 할 길이 없어서 그저.. 끄적여봅니다.저랑 남자친구는 대학 동기, 동갑내기이고요.
둘다 열심히 공부해서 흔히 말하는 좋은 대학에, 안정된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둘다 개천에서 용난 케이스들이라... 비빌 언덕도 없고, 둘이서 똘똘 뭉쳐서 해결하고 있는데 쉽지 않네요.

집, 결혼식, 신혼여행, 기타 가족들에게 들어가는 비용 일체 부모님께 손벌리지 말자,하며 시작했습니다.
돌려 생각해보면, 이 기특한 다짐들은 결국은 [부모가 해줄수 없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자존심 높은 우리가 정해놓은 둘만의 룰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사회생활한지 3년만에, 남자친구는 1년만에 식을 올리는 거라 정말 모아둔 돈이 없었어요.
제가 회사원, 남자친구가 학생이었을때는 남자친구 뒷바라지해가면서 돈을 전부 썼기때문에 알뜰살뜰하게 모은다고 해도 적금도 못 부은 경우도 있었구요. 그래도 옷은 이월상품으로 화장품은 로드샵에서 사가면서 악착같이 모았어요.

결혼준비는 남자친구 자취방 계약만료때문에 집을 구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집은 전세가의 80% 대출받아서 조그마한 아파트 전세를 얻었어요.

그리고 어머니께서 날짜를 잡아오셨기에 급하게 결혼준비를 하게되었습니다.
(전세자금 마련하니..자금력이 안되서 돈을 모은 후에 내년 봄,여름을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결혼준비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신혼여행만 그간 가고싶었던 곳으로 다녀오고 큰 돈 들이지 말자, 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식장을 다니면서 저도 여자인지라 예쁘고, 우아하고 내가 꿈꾸어오던 결혼을 하고 싶더군요.
하지만 나는 결혼에 대한 로망이 없어. 그저 하루에 2시간 하는 건데 뭘이라며 스스로 자위했습니다.
결국 홀비없고 식대 저렴하고, 서비스 많이 주는 곳으로 계약했네요. 그래도 만족합니다. 혼주 메이크업비용도 걱정이었는데, 웨딩홀에서 서비스로 넣어주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스튜디오 촬영은 생략. 세미촬영도 생략. 데이트스냅도 생략.
드레스 메이크업은 가장 저렴한 것으로 하려고 하는데 50만원도 저에게는 부담이네요.
조그마한 로컬 드레스샵에서 빌리고,
메이크업도 로컬 10만원, 소셜, 결국 안되면 제가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추가로 10만원, 20만원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다른 분들에게는 아무렇지 않을지 몰라도 부담이 되네요.

결혼반지는 평소 남자친구가 로망하던 것이 있었는데... 안 하게 될것 같습니다.
좀 힘들 것 같아,라는 말을 입밖으로 꺼내보진 않았어요. 항상 그동안 원하던 걸로 해 라고만 했습니다.
그런데 본인 스스로 재정상태를 보고는 종로에서 금가락지만 맞추자 라고 먼저 이야기 하더군요.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예전부터 남자친구가 얼마나 갖고 싶어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거든요.

드메도 저렴하게, 식장도 저렴하게 한다 하더라도 해결해야할 것들이 너무나 많네요.
그렇다고 본식사진, 어머님 한복대여, 아버지 정장대여, 결혼반지, 청첩장, 친구들 대접비용, 헬퍼비용, 상견례는생략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요.저렴하게 한다는 다이렉트**를 아무리 찾아봐도 제가 원하는 수준은 힘들더라구요.
무료로 제공되지 않는 한은요.
예상지출내역을 뽑아보니 9월부터는 마이너스네요.
우울하지는 않아요.
다만 서글프네요.
지금까지 누구보다 악착같이, 야물딱지게, 욕심부리지 않고 살아왔는데. 저도. 남편도.
기본만 하고 살아가려고 하는데도 힘든건 왜일까요.
정말 말 그대로 물 한사발 떠다놓고 했어야 하는 건지.
제가 아직도 욕심부리고 있는 부분이 있는건지..

어찌할 수 없는 돈문제때문에 힘들어하면 남자친구 역시 슬퍼할까봐 그저 꿋꿋하게 그래 왔었던 것 처럼 밝게 행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런 것 처럼 그 친구 역시 참고 있는 거겠죠.

그래서 가끔씩
남자쪽에서 집을 해왔는데~, 예단을 어떻게 해가야하나, 등등의 문제로 고민하시는 분들을 보면
그 나름의 사정이 당연히 있는 것이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행복한 고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결혼에 대한 로망이 있듯이, 당연히 우리 엄마도 딸보내는 결혼에 대한 로망이 있으시겠죠.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계시는 걸 보면서 엄마의 심정을 생각해봅니다.
그저 눈물만 나기에, 엄마한테는 먼저 선수치며 내가 다 알아서해. 잘 됐어. 잘 계약했어. 다 잘 알아봤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결혼비용이 떨어지든지, 혹은 키다리아저씨가, 도와주는 누군가가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입니다.힘드네요.
그래도
시간은 흘러가겠죠?
언젠가 5년뒤, 10년뒤에는 우리 부부도 이런 시절이 있었지라고 하면서 서로를 도닥거려 줄 날이 있겠죠.그냥,
그냥,
그냥 끄적여 봤어요.

  • 시원

    감사합니다. 결혼준비 잘하세요 ^^

  • 꽃가을

    힘내세요. 그기분 잘 알아요. 결혼 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그럴거에요~

  • 큰모듬

    힘내세요 저두 그랬어요 저는 친정은 도와줄 여력이 되었지만 시댁이 안 되어서 친정에 손벌리기 너무 미안했었네요 그래서 둘이 악착같이 아끼고 아껴 결혼해서 5년 악착같이 허리띠 졸라매고 일해서 아파트 분양 받았어요 저 시집갈때 그렇게 시집 갈꺼 뭐하러 가?라는 회사동료 악담도 들었지만 지금은 그 분보다 훨 잘 산다고 자부해요ㅋㅋ언젠간 웃는날이 올꺼예요^^

  • 늘봄

    넵! 둘이서 차곡차곡 모으면 좋은 날이 오겠죠? ㅎㅎ

  • 뽀야

    지금당장은 좀 힘들어도 앞으로 미래를 보면서 사세요 ㅠ 두분다 안정적인 직장잇으시고 아껴가면 알뜰살뜰 모으면 나중되면 남들보다 더나은 삶이될지도모르자나요^^ 힘내세요!!

  • 큰아

    감사합니다~ ^^ 힘이 되네요.
    괜찮아. 다 잘될거야라는 말이 힘이 되는 말인지 요새 많이 느끼고 있어요.

  • 삐용삐용

    힘내세요 현실엔 다가지신 분들보다 님같으신분들이 더 많을거에요 말을 안하고 계실테니 그래도 두분다 능력있으시고 서로의지하시니 금방 좋은날 오실거같은데요 ~~

  • 소미

    대단하세요. 5년만에 아파트 분양이라니..
    맞아요. 저도 요새 주변에서 그런 말 하거든요. 왜 굳이 결혼하냐고.. 다른 남자 만나보라고. 바보같다고. 그런데 어쩌겠어요..이 놈의 사랑 ㅠㅠㅋㅋㅋ
    답변 감사드립니다

  • 낶아

    답변감사합니다.
    나중을 생각해서 힘내면 되겠죠?

  • 난슬

    제 상황과 비슷해서 공감하며 읽었어요, 둘다 똑부러지게 살아왔으니 앞으로도 그리 잘 살아갈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당장 힘들겠지만 두분은 다른분들보다 더 알차고 씩씩하게 잘하실꺼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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