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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찢어져 죽을것 같아요...

심장이 찢어져 죽을것 같아요...

연자두

오늘 새벽 4시경 저랑 19년을 산 사랑하는 아가를 제 손으로 보내줬습니다.
지금 가슴이 답답하고 아프고 후회되고 미치겠습니다.
내가 너무 빨리 포기해 버린건 아닌지.... 안그랬으면 살 수도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에 너무 힘듭니다.

우리 아가는 19년동안 특별히 아픈곳 없이...
어렸을때는 배탈등의 단순 잔병치레만 조금 있었을뿐... 성견이 되고 나서는 접종등의 이유 말고는 병원을 찾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건강했습니다.
15~16세에도 왕복1시간내지 2시간걸리는 등산 코스에 데리고 다녀도 날라 다닐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오빠가 알강(알통이 짱짱하게 있는 허벅지)이란 별명도 붙여줬었죠...

2년전부터 시작된 백내장은 서서히 진행되어 요즘은 거의 안보이는 상태까지 오고.. 노령으로 인해서 귀도 잘 안들리고...
1년전부터는 산책도 거의 못나갔어요...
잘 안보이고 잘 안들리니까 밖에 나가는거 자체가 스트레스인것 같더라고요.
그냥 평소집에서 하루에 3~4시간 정도 계속 혼자서 왔다갔다.. 여기 부딪쳤다 저기 부딪쳤다.. 그러는거 보면 안쓰럽기도 했지만 노령으로 백내장 수술은 감히 엄두도 못내고...
특별히 다른 아픈곳이 없으면 안보이는건 나이때문에 생기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 넘겨버렸죠.

문제는 6개월전부터...
작년까지는 집에가족이 한명은꼭 있었는데 올해부턴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는 아가가 혼자 있어야 했어요.
그러다보니 다리에 힘이부족한 아가가 여기 저기 다니다 넘어지면 일어나질 못하고 다리가 벌어져 낑낑거리며 바닥에서 허우적대고...
허우적 거리면서 다리 옆구리 얼굴 등 상처와 진무름이 가시는 날이 없었죠.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인게 원래부터 잠이 많았던지라 아침에 내가 출근하면서 재워놓으면 내가 퇴근해서 들어가는 5시30분에서 6시 사이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매일 칼퇴근을 외치며 부지런히 집으로 달려가곤 했는데 얼마전부터는 중간에 일어나는 일이 많아져 다리가 벌어져 있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아가도 허우적 거리며 낑낑거리느라 기력도 점점 떨어지고... 자기도 자기 몸이 맘처럼 안되니까우울해하는것 같고...
그래도 내가 들어가서 다독이면서 주물러주면 다시 편하게 자고 일어나 또 돌아다니고...
이런일이 6개월전부터 반복이 되다보니 보는 사람도 안타깝고 가족들도 저런 삶이 삶이냐고...
내가 없을때 저러다 혼자 고통스럽게 죽을 수 있다고 차라리 내 품에서 편하게 보내주라고 계속 안락사 얘기를 꺼내고...
그럴때면 전 그랬죠... 병이 생겨 어디가 아파서 너무 고통스러워하면 보내줄 수는 있어도 지금은 아니라고 절대 안되는 거라고 반대하면서 계속 이런 생활을 반복해가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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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5일 퇴근해서 집에 갔더니 다리가 또 벌어져 있더라고요...
안아올려서 다독여주고 이불위에 편히 뉘어 쉬게해주고... 당연히 평소처럼 조금 자다 일어나 다시 돌아다닐줄 알았어요.
그래서 거실에서 티비보면서 밥먹고.. 저녁을 먹다말고 아가가 잘 자고 있나 방에 들어가 보니...
동공은 확장되어 반응이 없고 거품물며 발작을 하고 있는거에요... 처음겪는 일이라 놀라고 당황하고.... 전 진짜 그게 죽는건줄 알고 꼭 안고 울면서 아프지 말고 편히 가라고 계속 쓰다듬어 주는데 시간이 20분 정도가 지나서도 계속이길래 아무래도 아닌것 같아서 동물병원으로 갔죠.

혈액검사와 엑스레이 바로 들어가고.. 엑스레이 상으로는 심장, 폐등 장기들에 문제가 있는것 같지는 않은데 조금더 정확한건 혈액검사 결과봐야 안다고.. 그동안 발작이 일어나는 원인에 대해 말씀해주시더라고요.
나이가 많아 뇌쪽 손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1시간30분동안 의식도 없이 발작이 안멈추고 계속되면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럼 힘들다고.. 하늘이 노랬습니다. 의사의 말은 귓가에서 맴맴...
20분후 혈액검사 결과보니 간기능 저하로 암모니아 수치가 높아져서 그런거라고.. 그런거면 승산은 있다고...
하루정도 입원해서 산소호흡기 꼽고 수액맞으며 약물치료하면 수치가 잡힐꺼라고... 희망이 생겼습니다.
병원비 검사비 얼마가 나와도 상관없이 나을수만 있다면...
밤 12경까지 병원에 있으면서 간간히 잠깐씩 상태 보다가 계속 옆에 있어줄 수 있지를 못하니까 집에 와서 잠깐 눈 붙이고 새벽에 출근전에 다시가서 상태보고...
그런데 상태가... 계속 발작을 하고 있는거에요... 프로포폴을 맞아도 잠든상태에서도 계속 발작이 심하다고 안좋은 상태라고... 발길이 떨어지질 않았지만 출근때문에...
출근해서 사장님한테 우리 강아지가 너무 아프고 안좋아서 병원에 있다고 병원에서 안좋다는 연락오면 가봐야 할 것 같다고 미리 말씀드렸는데...
사장님 왈... 자기는 이해할수가 없다고..강아지가 아프다고 병원가고 걱정하고... 애견인이 아니시거든요. 동물을 싫어해요.
아무리 그래도 20년 가까이 같이 산 강아지가 아픈데 어떻게 신경을 안쓸수가 있냐고 가족이라고... 그래도 이해가 안된대요...
빌었습니다. 병원에서 연락 안오길 바라면서...
틈틈히 전화해서 상태 물어보고 점심시간에도 병원에 가서아가 상태를 직접보고오고...
원장샘이 그러더군요. 혈액검사 다시 해볼꺼라고.. 만약 수치가 안잡혀서 그런거면 시간을 더 두고보고 수치가 잡혔는데도 이러면 뇌쪽 문제라고.. 희망고문이었습니다.
사무실이지옥같았습니다. 일은 손에 안잡히고 심장은 두근두근 불안하고 미칠것 같았지만 버텼습니다.
5시땡과 함게 사무실을 뛰쳐나가 병원으로 전속력으로 밟아 도착... 가자마자아가 면회하고... 전혀 변화됨이 없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안좋은상태...
2차 혈액검사 결과 간수치는 더 올라가고 암모니아 수치는 내려갔는데 발작은 더 심해서 프로포폴을 수액과같이 계속 투약... 잠이들면 발작이 그쳐서 조금은 쉴수있고 뇌에 무리도 안준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도 발작이 계속...
24시간 이상을 계속해서 멈추지 않고 발작을 하면 이미 모든 기관은 망가질대로 망가졌다고 특히 뇌쪽은 뇌압 상승으로 인해 신경계에 이상이 있을꺼라고...
의식도 안돌아옵니다. 의식이 없는상태에서 계속해서 발작을 하고 있는겁니다...
오빠는 또 안락사 얘기를 합니다. 전 허락못하고...
오빠가 원장샘과 상의를 했습니다. 원장샘도 안락사를 말씀하시더군요.
견주를 생각하면 아가의 의식이 잠깐이라도 돌아온다면 조금이라도 같이 시간을 보내고 보내는게 좋은데 지금은 오직 고통만이 있을뿐이라고... 이런 경우는 보내주는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전 아직 준비가 안됐습니다. 보내다. 보내줄수 없었습니다.
혹시 기적이 생겨 괜찮아지지 않을까...그래서 당장은 안된다고.... 집에 데리고 왔습니다.
내 품에 있으면 그래도 안정이 되서 괜찮아지지 않을까... 우리 아가는 나를 사랑하니까 정신차릴꺼라고...
계속 주무르고 쓰다듬고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행복했다고 그리고 고마웠다고 중얼거리며 계속 쓰다듬고 주무르고...
약기운이 떨어지니 발작이 점점 심해졌습니다... 그래도 괜찮아질꺼라고... 믿고 믿으며 버틸려고 했는데...
힘들어하는 아가를 더이상은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살수 있지않을까... 괜찮아지지 않을까.... 아가도 살고 싶어하지 않을까....
수없이 계속된 물음속에 내가 준비가 안됐다고 이렇게 보낼수 없다고 붙잡고 있지 못하겠더라고요...
오늘 새벽 아가를 이불에 감싸안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출발 전 집안을 한바퀴 돌면서 볼수도 없고 의식도 없는 아가한테 여기가 니가 돌아다니며 놀던곳이라고 말하면서 이제지금 나가면 더이상 올 수 없다고....
차를 출발하고 보니 안되겠더라고요... 살것만 같아서... 가족들은 말합니다.
만약 내가 아가라면 의식도 없고 고통스럽기만한데 가족들이 붙잡고 안놔주면 힘들꺼라고...
병원에 도착해서 아가한테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고마웠다고 고마웠다고...수없이 말하면서... 품에서 보냈습니다...
정말 한 순간이더라고요... 프로포롤 맞고 편하게 있다 주사하나 더 놓으니 숨이 한순간...
싸늘하게 식어가는 아가를 보며 견딜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마음 추스리고 털 빗어주고 발톱 깍아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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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너무 빨리 포기한건가... 살수도 있지 않았을까... 살고싶어하지 않았을까....보고싶고... 믿기지 않고...살수있었을것만 같아... 미칠것 같습니다.
심장이 갈갈이 찢겨져 나가는것 같아요... 시간을 다시 되돌리고 싶어요
19년 산 세월에 비해 너무 허망하게 보낸것 같아요.
...
아직아가의 장례를 치르지 못했습니다. 결정을 못했거든요.
아버지가 계신 산소에 묻을까.. 아님 화장을 할까...
예전엔 만약 아가가 죽으면 내 생각만으로 화장을 해서 스톤으로 만들까.. 아님 유골을 집에 보관할까 였는데...
지금은 결정을 못하겠어요... 어떤게 아가한테 좋은걸까요?

  • 초코향

    으 ㅠㅠㅠ
    좋은 곳으로 갔을거예요 너무 슬퍼마세요
    저는 화장해서 강아지는 스톤으로만들고 애기얼굴을 크리스탈구슬안에 넣어서 스톤 보관함으로 만들었어요
    거기 화장터에서 사진가지고 가면 다 만들어주시더라구요

  • 심플이

    저도 스톤으로 만들까 생각해봤는데... 아기가 편할까?란 생각에 망설여져요...
    그냥 아버지 산소 옆에 묻으면 거기서 아빠 만나 뒤에 졸졸 따라다니며 외롭진 않을꺼 같아서 그럴까 생각중이긴 한데... 또 땅에 묻으면 벌레들때문에 괴로워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그래서 쉽게 결정을 못하겠어요...ㅠㅠ

  • 등대

    화장하심 유골은 잠시만 가지고 계세요..
    오래되면 벌레생긴다고 하더라구요..
    평소 좋아했던 곳이나 잘 뛰어놀던곳에 뿌려주심 어떨까 싶네요..
    저도 강아지 키우는 입장이라 마음이 아파요ㅜㅜ
    헤어질꺼라 생각하면 너무너무 맘이 아파서 어떻게 그시간을 견뎌야될지 벌써 부터 걱정이네요..ㅜㅜ
    힘내시고 잠시만 아파하세요..
    너무 힘들어하심 강아지도 맘편히 못떠날꺼에요..ㅜㅜ

  • 조으다

    살수있지 않았을까?.... 그 생각만하면 너무 힘들어요...
    그렇게 보내놓고 나 혼자만 편해지면 그것도 미안하고요...
    그래도 맘을 추스려야 하는데 그게 쉽게 될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화장하는 방법이 좋을걸까요?

  • 큰깃

    안락사 하면 안락사여서 맘아프고 안하면 고통속에 놔둔것같아 속상하고 그렇다더라구요..ㅜㅜ
    제가 아는언니는 안락사 못시키고 보냈는데 고통속에서 죽게한것 같다고 한동안 힘들어했었어요..
    무지개다리 편히 건널수있게 너무 힘들어 하지마세요..
    그게 맘처럼 안되신다는걸 알면서도 이렇게 밖에 말씀을 못드리네요ㅜㅜ
    아무래도 화장하는게 좋지않을까 싶어요..
    저두 저희 강아지 훗날 무지개 다리 건너면 화장해서 넓은 들판에 뿌려줄꺼에요..ㅜㅜ

  • 니지

    아직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인생에서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실감이죠..전 오년이 넘어 지났지만 극복하지 못했어요. 햄스터, 새 다 길러봤지만 우리 강아지를 대신할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더라구요. 그래도 우리 아가를 잊느니 평생 슬퍼하며 사는게 낫겠다 싶은 마음으로 살다보니 지금까지 왔어요. 토닥토닥.. 모아님 아가는 평생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했으니 행복했을거고, 고통 중에서 하늘나라로 보내주셨으니 좋은 곳에서 편안할거에요. 유골은 아가가 잘 뛰어놀던

  • 참없다

    전 이제 두번다시 아가는 못키울것 같아요... 다른 아가들도 예뻐할 수도 없을것 같고...
    저도 아마 평생 슬퍼하며 살꺼 같아요

  • 보르미

    힘들고 아픈 마음이 어떤지 알것 같아...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이 슬픔은 무엇으로도로 위로가 되지 않는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사고로 하늘로 보냈어요.
    화장시키고 나서 유골함을 집에 가져와서둔지 3년이 넘었네요.
    유골함에 아기때 입었던 옷에 사진 붙여서 입혀져 있어요.
    전 그게 마음이 편할것 같아 그렇게 했는데요... 잘한것 같아요
    너무 큰 슬픔이지만 보냈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가슴에 품었다고 생각하세요.

  • 풀잎

    19년동안 키운 강아지인데 그 심정이 어찌 다 말로 표현되겠어요..ㅠㅠ
    안락사 선택이 글쓴님 마음에 큰 짐이 되겠지만.. 그래도 19년 함께한 강아지의 좋은 모습만 기억하면서
    마음 추스리시길... 사실 어떤 위로도 지금은 도움이 안되겠죠...
    산소든 화장이든 글쓴님이 더 마음 가는 선택을 하는게 좋을거 같아요. 추억하고 싶을 때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곳으로요.. 다른 사람 의견보다는 내 마음이 원하는게 무엇일지 우선 생각해 보세요.
    힘내시구요..

  • 흡뜨다

    많이 힘드시죠..그래도 너무 슬퍼마세요
    왜냐면 멀리서 돌배구리님 슬퍼하는거 보면 아이도 슬퍼할지도 몰라요
    행복한 기억만 가지고 떠났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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