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얼마 전에 결혼을 했는데, 꽤나 나이 먹어서 했거든요.
어릴 때부터 생활력이 강했는데 제 돈으로 결혼하겠다는 마음이 강했어요.
결혼할 때 집 값도 제가 많이 냈고, 그 외 준비 비용은 신랑과 반씩 부담했어요.
그런데 제 주변 보면 결혼할 때 여자 쪽에서 집 마련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
남자가 집을 해오더라도 여자 쪽에서 상당히 결혼 자금을 많이 쓰는 편이예요.

그런데 모아에 올라오는 글 보면 남자가 남자가 집을 해와야 하고,
여자가 그 10%의 예단을 준비하는 수준이면 충분하고.
아들한테 집 해준 시어머니가 약간 많은 예단을 기대하면 유세라는 둥, 천박하다는 둥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네요.

저도 아직은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연상 남자와 결혼하는 여자들이 많은 이상,
여자들의 급여가평균적으로 남자보다 적은 상황을 고려할 때,
여자 쪽에서 결혼 비용을 정확히 반씩 내는게 아직은 힘들다는 생각이 들긴 해요.

그런데 결혼할 때 남자가 집 마련하는게 필수라 생각하는 분들은,
본인이 언젠가 시어머니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안하시나요?
그럼 나중에 내가 피땀흘려 번 돈 톡톡 털어 아들 내외 살 집 마련해주실 건가요?
저는 제가 열심히 돈 모으고 아낀 기억이 남아서인지.
결혼할 때 시부모님이 여유가 있음에도 더 많이 주시지 않고,
제가 더 내면서도 막 서운하거나 원망스럽다는 생각은 안들더라고요.
그 분들에게도 소중한 노후 준비 자금이니까요.

이런 글 올리면 욕 댓글이 수백 개 달릴지 알 수는 없지만.
정말 너무너무 궁금해서 글 올려봐요.
제 주변에는 남자가 집 해와야한다 이런 말 꺼내는 사람도 없고.
남자가 집 전세라도 얻어오면 비슷비슷하게 혼수든 예단이든 빵빵하게 준비하던가.
본인 형편상 많이 못해가는 여자분은 시댁 눈치도 많이 보고 무척 감사해하거든요.
이젠 제주변이 특이한 건가, 그런 생각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