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상견례 때 집/예단/예물 얘기를 했어요.

시댁에서 집값으로 4억 (시부모님 돈 + 남자친구 돈 +남자친구 명의 대출 5천 (그 중 무이자 3천)) 하시고,
예물은 다이아셋트 + 화장품셋트를 해주신다고 하셨어요.
사실 남자친구가 돈 모아둔 게 별로 없어서 거의 시부모님이 대주신다고 봐야 해요.

그런데 예단은 정말 하나도 필요 없으시대요.
뭐 집값의 10% 를 떼서 줘서 그거의 반을 돌려주고.. 그게 뭐냐고 딱 싫다고;;
저 욕 안먹일만큼 알아서집안 어른들선물 드리겠다고 걱정하지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네요.

제가 준비해야 할걸 아예 정해주셨어요.
남자친구 시계랑 이바지 음식.
이바지 음식도 아예 어떤 음식 몇 종류를 정해주시네요.

예전부터 남자친구랑 계속 의견을 나눴었는데
물어볼때마다 예단은 절대 안받겠다고 하셨었어요.
상견례 때도 역시나 딱 잘라 필요없다고 하시네요.

사실 저희 친정이 어려운 편이예요.
집도 월세고, 아직 동생도 대학생이고, 많지는 않지만 대출도 조금 있구요.
아빠가 자영업자인데 건강하신 한 쭉 할 수 있는 사업이지만 요새 경기도 안좋고.
자세히는 모르시겠지만 아마 남자친구에게 대충은 들으셨겠죠?

그냥 필요없다가 아니라
저희 가족자존심 상할까봐 정말 한마디 한마디신경많이 써주셨어요.
너무 복받았다 싶고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 정말 안해도 되는지..

지금 제가 현금화 할 수 있는 돈은 2천 정도 돼요.
이걸로 결혼식 비용, 신혼여행, 혼수 등 해야해서,
예단을 한다면 대출받아야 할 것 같구요.
대출을 받아서라도 예단을 해야할까요? 얼마 해야 할까요..(정말 싫어서 다시 돌려주신다쳐도)

오늘도 물어보니 역시 엄마가 절대 하지말래 하나도 필요없대 라고 하는데,
남자친구가 게다가 외아들이라.. 어찌할지 고민이예요.
외아들 장가에 4억 해주면서 하나도 못받았냐 소리 당연히 나오겠죠..
주변에서 비교하거나 얘기 나오면 속상하실 수도 있을 거 같네요.

나름 괜찮은 연봉에 어린 나이부터 일해서 돈을 많이 모았는데 친정에 많이 들어갔어요.
그땐 뿌듯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 결혼할 돈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니
좀 허무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어머님 아버님께 감사하기도 하고 이래저래 생각이 복잡하네요.